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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또는 플래카드를 건물에 부착하는 등의 행위가 유치권 성립요건인 점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지(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4. 11. 12. 선고 2013가합81** 판결)

권형필 변호사의 건설 칼럼 /권형필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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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 해설 ]
유치권 강의를 나가면 간혹 유치권 행사 중인 건물에 간판 또는 플래카드를 부착하는 행위가 점유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결론만 말하면 그것만으로 유치권의 점유를 단정지을 수 없다.
민법상 점유란,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의미한다. 이때 사실상의 지배라 함은 물건에 대한 계속적인 점유를 요하는 것은 아니나 타인이 점유를 침탈하려고 하는 경우 언제든지 방어할 수 있는 정도의 점유를 뜻한다. 그와 같은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경우에는 유치권의 성립 요건인 ‘점유’로 인정될 수 없다.
당해 사건에서도 피고들은 유치권 행사를 나타내는 간판 등을 부착하였으나, 현황조사 당시 유치권자와 관련된 어떠한 사람도 확인되지 않았고 그 이후 원고 측이 경비업체에 점유를 맡길 정도였다고 한다면 피고들의 점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유치권의 성립이 부정되었다.
[ 원고의 주장 ]
피고들은 이 사건 경매기입등기가 마쳐질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지 않았고, 피고들이 주장하는 채권과 이 사건 부동산 사이에 견련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 법원 판단 ]
이 사건과 같은 소극적 확인의 소에서는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권리발생원인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권리자인 피고 등이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을 주장·입증할 책임이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도 유치권자라고 주장하는 피고들이 유치권의 성립요건, 즉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 피담보채권이 존재하고 그 변제기가 도래한 사실, 피담보채권이 그 타인의 물건에 관하여 생긴 사실 등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 사건 경매기입등기가 마쳐진 2012. 6. 27. 이전부터 현재까지 적법하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피고 C가 2013. 7. 22. 그 본점을 이 사건 부동산으로 이전한 사실, 이 사건 건물 내부 벽면에 피고 C의 사무실이 존재함을 알리는 안내판 등이 부착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이 법원에 제출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집행관이 2012. 7. 10.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방문하여 현황조사를 한 후 작성한 각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에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점유관계는 미상이고, 이 사건 건물의 경우 기타 사항으로 "현황조사시 채무자 겸 소유자의 직원이 있었으나 조사 불응함. 평택세무서 등록사항 등의 열람결과 등재된 임차인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들의 점유나 유치권 행사 여부에 관하여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드러나지 않은 점, ② 위 각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피고들의 점유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점, ③ 원고 측은 2012. 6. 1.경부터 경비업체인 주식회사 XX 와 사이에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경비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서 이 사건 경매기입등기가 마쳐진 2012. 6. 27. 이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왔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