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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철규 전 국제검사협 회장… “중견국 네트워크 주도… 한국법조인 중요한 역할”

법률신문 /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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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검사 국제기구 수장 맡아 3년간 활동
국제검사공조플랫폼 출범... 범죄대응능력 제고

서울 출신인 황철규(58·사법연수원 19기) 전 국제검사협회(IAP) 회장은 서울 명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초임은 1993년 인천지검이다.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안산지청장, 서울서부지검장, 부산지검장, 부산고검장, 법무연수원 국제형사센터소장 등을 거치고 올해 10월 퇴임했다.
대표적인 국제통이자 기획통이다. 1997년 의정부지청 근무 시절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관련 사건 담당 검사로 국제업무를 시작했다. 2001년 주UN대표부 법무협력관을, 2006년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을 맡았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
2010년 대검 국제협력단장을 맡으며 세계검찰총장회의 준비기획단장을 겸했다. 2011년 IAP 집행위원, 2014년 IAP 부회장으로 선출돼 활동했다. 2019년 4월 IAP 회장에 출마해 유럽 대표인 프랑스 고검장을 꺾고 당선됐다. 같은해 9월 취임해 3년간 국제무대에서 활동했다.

"검사를 포함한 더 많은 한국 법조인들이 국제 현안에 관심을 갖고 국제적 문제해결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국제통이자 기획통인 황철규(58·사법연수원 19기) 전 국제검사협회(IAP) 회장은 지난 3년간 전 세계 170여 개 국가와 검사들을 회원으로 둔 유일한 검사 간 국제기구 수장을 맡아 사법제도 발전과 국제공조 강화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인권보호와 국제 연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앞서 2011년 IAP 집행위원, 2014년 IAP 부회장으로 선출돼 활동했다. 한국 검찰에서는 2001년 주UN대표부 법무협력관을, 2006년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을 맡았다. 2010년에는 대검 국제협력단장을 맡으며 세계검찰총장회의 준비기획단장을 겸했다.

Q. 국제검사협회장이 된 이유는
A. IAP는 서구 중심이었다. 특히 회장직은 호주를 포함한 유럽 검사들이 맡아왔다. 부회장 재임 중 'IAP 형사조정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최초 제안하고, 한국 대검과 IAP 사무국이 제정작업을 주도해 우리 검찰의 선진적 면모를 보였다. 형사조정은 대표적인 회복적 정의 실현 제도다. 미국·캐나다·서유럽 국가·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을 참여시키고, 모델 규정을 전 세계에 전파했다. 선거에서는 IAP가 글로벌 다양성(diversity)을 보강하고 그간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강화하면, 국제형사공조에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했다. 회장 취임 직후인 2019년 10월 독립국가연합(CIS) 검찰총장회의 및 상하이협력기구(SCO) 검찰총장회의에 참석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나토(NATO)에 대응해 만든 협력기구로, 한국인이 참석한 적이 없다고 한다. 국제기구를 잘 활용하면 해외 활동반경과 역할을 더욱 넓힐 수 있다.
Q. 성과는
A. 역점 추진 분야(focusd area)는 크게 네가지였다. 첫째, 첨단 국제형사공조시스템 구축이다. 전세계 검사들이 신뢰성이 확보된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인 '국제검사공조플랫폼(PICP)'을 9월 출범시켰다. 각국 검찰이 국제협력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탑재하고, 데이터가 계속 경신되는 시스템도 넣었다. 국제형사공조를 할 때 장시간이 소요되고, 심지어 외국과 연결조차 되지 않아 발을 굴렀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플랫폼이 안착돼 실시간 정보교환 체제가 활성화 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검사들의 범죄대응능력이 동반 상승할 것이다.
둘째, 교육훈련 강화다. 전세계 검사들은 보다 효과적인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트레이닝 아카데미(GTA)' 프로젝트를 통해 주요 초국가범죄를 분야별로 분류하고, 분야별 교육내용을 체계화하고, 주요국 검찰 교육기관과 유관 국제기구 간 업무협약을 통해 협업시스템을 구축했다. 검사의 권한·책임·인권보호 관련 교육은 모든 과정에서 필수과목이다. 한국에서는 9월 법무연수원과 '외국검사에 대한 교육훈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용인분원에는 'IAP 트레이닝센터'가 곧 준공된다. 법무연수원에는 검사 교육훈련 노하우가 20년 이상 축적되어 있다. IAP에는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선진 콘텐츠와 역동적인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 외 검사 업무수행에서의 회복적 정의 구현과, 유엔 회원국 수준으로 IAP 회원국 확대를 목표로 노력했다. 지역별 검찰최고위급 회의, 각국 검찰총장·고위검사 회의 등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한국 검찰을 자연스럽게 알리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Q. 아쉬운 점은
A. 임기 초반인 2020년 초부터 코로나 펜데믹으로 IAP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홈페이지에 코로나 대응 관련 시스템을 신설·게시 하고, 각국 검찰이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교환·전파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주(州)검찰총장협회(NAAG)에서 코로나 초기 한국 검찰의 성공적인 대처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와 조언과 자료를 급히 전달했었다.
우리도 국제협약 등에 조속히 가입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한국은 아직도 사이버범죄방지협약 가입국이 아니다. 10월 늦게나마 가입의향서를 내 다행이지만, 이미 세계 각국은 선진국 중심으로 다음 버전인 제2차 의정서까지 채택 했다.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일한 검사들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에서 검사들에 대한 테러 등 생명·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받은 사례가 수시로 발생했다. 각국 국가의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진상 규명 및 범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
Q. 우리나라 과제는
A.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이다. K-컬처는 전세계로 확산 중이다. 법조계와 검찰도 국제무대에서 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장·당사국총회 의장·국제재판소 재판관·국제 검찰과 경찰기구 회장 등을 배출했다. 이제 선진국 법조인의 품격과 실력을 갖추야 할 때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국제적 현안 논의를 주도하고 문제해결과정에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중견국(middle power)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국가다. 강대국들이 해결 못하는 복잡한 사안에 한국 법조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국내외 유관기관·기구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정의와 평화의 이상이 실현되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