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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시장 브로커 단속 강화… 변호사도 본인확인제 도입을'
출처 법률신문      등록일 2017.11.09

'등기 3만 건 싹쓸이' 충격… "질서 확립" 목소리 높아

법조브로커들이 변호사와 법무사 명의를 대여받아 수도권 일대 5개 지역의 등기사건 3만여건을 싹쓸이해 100억원대의 수수료를 챙긴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등기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과 브로커 규제 강화를 주문하는 법조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팀 단위로 꾸려진 브로커 조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사무직원을 채용한 법률사무소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동산등기법을 개정해 등기절차에서 변호사에게도 본인확인제도를 확대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기사건 3만건 싹쓸이, 100억대 수수료 챙긴 브로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3단독 최석진 판사는 지난 2일 변호사법 및 법무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임모(41)씨 등 3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임씨 등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오모(61)씨와 법무사 고모(58)씨, 일반인 4명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또 다른 일반인 2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임씨 등 9명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오씨와 고씨에게서 빌린 명의를 이용해 3만2313건의 등기사건들을 처리하고 114억9181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기 고양시에 본사를, 서울 양천구·마포구·파주·인천 등 4곳에 지사를 두고 팀 단위로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신청사건 등을 처리하면서 건당 평균 3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특성상 주로 법원 근처에 마련된 이들의 사무실에서는 대표·사무국장·팀장·팀원 등으로 구성된 조직도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 등은 주범인 자신의 동생(도주 미검거)과 함께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를 섭외해 매달 200만~25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 사무직원 채용인원 제한 없어… '팀 단위 조직' 활개= 이번 사건처럼 브로커가 다수의 직원을 고용해 사무실을 차린 뒤 전문자격사 명의를 빌려 팀 단위로 등기 및 비송사건을 싹쓸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자격사 명의만 대여하면 브로커들이 사무원을 마음껏 고용해 낮은 가격에 등기사건을 집단·불법적으로 수임하고 있는 것이다.

브로커들은 특히 변호사 사무실에는 사무직원 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한껏 이용하고 있다. 2008년 변호사법이 개정되면서 변호사가 둘 수 있는 사무직원 수에 대한 제한이 폐지됐다.

법이 바뀌긴 했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사무소는 현재 변호사 1인당 사무직원 3명 안팎 정도를 채용하고 있다. 어쏘변호사들이 많은 대형로펌은 변호사 1인당 0.7~1.3명의 사무직원을, 개인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1명에서 많게는 3~5명의 사무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통례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사무직원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변호사 사무실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브로커 사무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상적인 사무실의 변호사 1인당 사무원 수는 아무리 많아도 3~5명 내외일 것"이라며 "사무직원이 많을수록 사무직원이 변호사의 관리·감독을 받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변호사의) 관리가 필요없는 사무직원들은 독자적으로 활동하며 별도의 수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는 변호사법과 대한변호사협회 회칙에 따라 사무직원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로서 사무직원 수를 제한하기보다 비정상적으로 사무직원이 많은 변호사는 유관기관이 관리·감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법무사는 "법무사법과 그 규칙에 따르면 법무사는 1인당 사무원 수가 5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변호사는 제한이 없다"며 "변호사 1인당 많게는 수십명의 사무직원을 채용해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구조로 볼 수 밖에 없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로커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팀 단위로 등기나 개인회생파산 사건을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다"며 "변호사 사무실에도 사무직원 채용인원에 제한을 둬야한다"고 했다.

◇"등기사건, 변호사도 본인확인제도 도입해야"=
나아가 부동산등기법을 개정해 등기절차에서 법무사뿐만 아니라 변호사도 고객인 위임인을 직접 대면해 본인인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자격사가 수임사건을 직접 처리하도록 해 등기업무 처리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법조브로커가 활개치는 것도 막자는 것이다.

서울의 한 법무사는 "등기는 국민의 재산권보호와 직결되는 국가적 공증제도의 일종으로 부동산거래의 안전과 원활이라는 제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등기의 신뢰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자격사의 철저한 관리·감독하에 업무처리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브로커들이 등기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와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회장 이남철)도 지난 8월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회의실에서 '부동산등기의 진정성 강화 방안에 관한 심포지엄'을 공동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바 있다.

현행 부동산등기법은 대리인에 의한 등기신청을 허용하면서, 변호사와 법무사를 자격자대리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 확인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 규정은 법무사법 뿐이다. 법무사법은 '법무사가 사건을 위임받으면 주민등록증·인감증명서 등 법령에 따라 작성된 증명서의 제출이나 제시,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위임인이 본인이거나 그 대리인임을 확인하여야 하고, 그 확인 방법과 내용 등을 사건부에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법무사협회(협회장 노용성)는 지난해 6월 정기총회를 통해 '본직에 의한 본인 확인 의무 규정'을 신설하는 등 본인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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