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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참 세상' 박종문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출처 | 법률신문      등록일 | 2017.12.11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작은 기부가 세상을 변화시켜"

"세상을 향한 작은 기부가 결국 세상을 바꾸는 변화로 이어집니다." '나눔의 생활화'를 모토로 우리나라 기부 문화 확산을 선도하고 있는 법조인이 있다.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박종문(58·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다. 시민들의 작은 나눔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지만, 처음 이사장직을 제안 받았을 땐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더 컸다고 한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더불어사는 참 세상'을 꿈꾸며 세상의 작은 변화에 동참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고민 끝에 이사장을 맡았다. 2009년 18여년간 몸 담았던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을 때의 꿈도 변호사로서의 사회 참여였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올 3월부터 제3대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를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재단 2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전형적인 농촌이었죠. 풍족과는 거리가 먼 시절이었고, 주변의 어려움을 많이 보고 겪었습니다. 유년기를 그렇게 보냈기에 사법연수원 시절이나 초임 판사 시절 약간의 여유가 생겼을 때 '(어려움을 아는 만큼) 주변을 도우며 관심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막연한 생각일 수 있지만 항상 '더불어사는 세상이 참세상이고 가치 있는 세상이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제 인생의 화두로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박종문(58·사법연수원 16기)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유년기가 경제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행복하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 홀로 힘겹게 5남매를 키우셨어요. 어머니께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올곧은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셨습니다. 올바르게 살아가면서도 타인을 배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제 안에 자리매김한 것 같습니다."

홀로 5남매 키운 어머니 삶 보며
배려·공감 체득

하지만 처음부터 사회공헌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막연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러다 10여년 전, 우연히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들을 돌보는 센터를 알게 됐습니다. 센터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 아이들을 안아주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어요. 그렇게 아이들에 대한 후원을 연계하고 법률적인 조언 등을 하면서 정성과 진심을 쏟았습니다." 그는 그렇게 몸소 세상을 바꾸는 작은 변화를 실천해 2014년 한빛청소년대안센터의 이사장이 됐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개인적인 공익활동 뿐만 아니라 7년간 아름다운재단 감사를 맡으며 기부문화 확산에도 힘을 보태왔다. "변호사개업 후 공익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아름다운재단 감사직을 맡게 됐어요. 2000년 8월 설립된 아름다운재단은 특정 개인이나 종교, 기업의 영향 없이 시민들의 참여로 설립된, 시민이 주인공인 공익재단입니다.

더 많은 선후배 법조인들이
기부에 동참하였으면

정의롭고 풍요로운 공동체와 한국사회에 투명한 기부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설립된 단체에 감사로 일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 연구하며 풀뿌리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 고마운 단체이니까요. 사회를 위해 소중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 구성원으로서 보람을 느껴왔는데, 이사장까지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가 재단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바로 '소통'과 '공감'이다. "저는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위해 작은 일에라도 동참하려고 노력하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소통과 공감이 기반된 '민주적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사회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사회 내부뿐 아니라 외부 기부자 분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단체를 끌고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서로 얘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재단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기부자 분들이 기부를 한 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고, 재단이 잘 사용할 거란 믿음을 가지고 관심의 끈을 잠시 놓아둘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이 분들과 대화하면서 '내가 한 기부가 이곳에서 이렇게 잘 쓰이고 있구나'라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시도록 하는 것이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이 분들이 기부를 통한 자기만족을 넘어 주변에 기부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2018년에는 기부자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는데, 소액정기기부자는 아름다운재단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랍니다."

박 이사장은 기부문화를 보다 더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는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1999년에 우리나라 전체 기부금 총액이 2조9000여억원이었는데, 2014년부터는 연간 12조원 규모로 커졌어요. 기부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기부는 그 행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부를 통한 자기만족 넘어
기부문화 확산 시켜

기부한 사업이나 관련된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고 단체들이 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기부자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기부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도가 먼저 한 단계 발전해야 하는 만큼 우선 정부가 기부를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비영리단체들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아름다운재단이 그러한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재단은 지난 5월부터 내년 1월까지 '어쩌다 슈퍼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익제보자와 공익활동가를 지원하는 캠페인으로, 사회 정의를 위한 공익적 활동에 앞장선 대가로 개인의 삶과 행복을 희생해야만 했던 사람들을 응원하고 지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부자들이 이 분들께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보내온 메시지를 통해 '나'는 낼 수 없었던 용기를 '대신' 낸 사람들에게 느끼는 고마움, 그리고 이제까지 함께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부채감을 느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2년부터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인 '변화의 시나리오'와 2004년부터 이른둥이(미숙아)의 치료비와 가족 상담 등을 지원하는 사업인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2004년부터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로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인 '희망가게'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원한 공익단체는 총 1524개에 달합니다. 희망가게 역시 300여개가 문을 열었답니다. 이 밖에도 재단이 사회적 현안에 맞춰 진행하는 이슈캠페인 중 '급식비 캠페인'을 통해 2013년부터 1년간 서울과 경북 지역의 시설 2곳의 아동 84명에게 급식비를 시범 지원하면서 급식단가를 3500~4000원으로 높여 제공하기도 했는데, 이후 지원 받은 시설의 아동은 일반 시설에서 제공하는 1500~2000원대 급식을 먹은 아동에 비해 키가 1.6cm, 체중은 2.4㎏ 더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앞으로도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의 손을 잡아 이들을 보호하고 사회가 나아지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아름다운재단의 첫 번째 기금 출연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군자 할머니입니다. 그분을 떠올릴 때면 항상 눈물이 납니다. 이 분은 부모 없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평생 어렵게 모은 돈을 5000만원씩 두 번이나 기부하셨습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민 700여명이 동참해 이 기금이 지금은 11억원으로 늘어났어요. 양육시설퇴소 학생 250여명에게 학비를 지원했습니다. 지난 7월 김 할머니의 빈소에는 장학생들이 찾아와 조문하며 함께 감사와 애도를 전했습니다. 운구를 하기도 했고요. 이런 사례가 우리 사회에 많아지면 당연히 기부문화도 크게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아름다운재단이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데 애쓰고 있으니 나도 동참하겠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을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사업들이 좋은 선례가 되고 다른 단체와 국가의 정책이 그 일을 하게 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는 더 많은 선·후배, 동료 법조인들이 기부에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사회에서 나름대로 혜택을 누리고 사는 우리 법조인들이 먼저 주변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법조인은 우리 사회에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는 매순간 존경하는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강호에 고수가 있다는 말처럼 소리소문 없이 헌신적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을 한 분 한 분 뵐 때마다 정말 우리 사회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길 희망합니다. 혹시 기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저희 재단에 전화(02-766-1004) 또는 이메일(give@beautifulfund.org) 등을 통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재단의 전문가그룹에 '내가 이러한 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말씀해주시면 유상기부나 주식기부 등 그에 맞는 기부를 추천해드리겠습니다.(웃음)"

박 이사장은 법조계에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 "저는 '신종여시(愼終如始)'라는 사자성어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일의 마지막에도 처음과 같이 신중을 기하며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죠. 이 마음을 새기면 삶의 목표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고 당초 자신이 가려고 했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때 사회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같은 의미로 아름다운재단 역시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만 못 했던 것,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발굴하고 우리 사회의 작은 변화 만들기에 앞장서며 그에 맞는 역량과 능력을 갖춘 비영리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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