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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 취소판결 이후 채무자의 처분행위의 효력[법무법인(유) 율촌]
분야 민사 등록일 2017-11-03

사해행위 취소판결 이후 채무자의 처분행위의 효력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17980 판결)

가. 들어가며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 판결이 선고되면, 목적물이 부동산인 경우 수익자 및 전득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한 말소등기가 경료되어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회복됩니다. 그리고 채무자 명의로 회복된 재산은 취소채권자 외에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의 책임재산이 됩니다.

그런데 민법은 취소채권자나 다른 채권자가 회복된 재산으로부터 채권을 변제받는 방법에 대하여 정한 바가 없고 그 절차규정 또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권자로서는 채권 실행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책임재산이 채무자에게로 회복된 후 채무자로부터 임의변제를 받거나 강제집행에 의하여 채권내용을 실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해행위 취소 판결 이후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 있기 전에 채무자가 자신 명의로 재산권이 회복된 외관이 형성된 것을 기화로 제3자에게 다시 처분한다면 취소채권자 또는 다른 채권자들은 어떻게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채무자의 처분행위 이후 채권자들이 어떻게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이하에서는 위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나. 사안의 개요

주식회사 A는 2006. 2. 17. ○○조각공원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재개발 영농조합법인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투자금반환 및 수익금분배 약정에 따른 약정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습니다. 이후 위 A는 2008. 2. 14. 주식회사 B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08. 2. 22. B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습니다.

A의 채권자들은 B를 상대로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B와 A사이의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B는 A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여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위 확정판결에 따라 B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어 이 사건 부동산이 A 앞으로 회복되자, A는 같은 날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한편, 원고는 A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받아 그 지급명령이 확정되자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은 원인무효 등기에 대한 말소등기청구권은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니라 단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일반채권자에 지나지 않으므로 피고들에 대한 말소등기청구권을 직접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해행위의 취소는 채권자와 수익자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데에 그치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부동산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어 채무자의 등기명의가 회복되더라도, 그 부동산은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채무자가 직접 그 부동산을 취득하여 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사해행위 취소로 그 등기명의를 회복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이는 무권리자의 처분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고, 채무자로부터 제3자에게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되어야 하고, 이 경우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되는 그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위하여 위 원인무효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라. 판결의 의미

원고는 직접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는 아니지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사해행위 취소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수익자 명의의 등기가 말소되고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회복되었으므로, 만약 채무자가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지 않았다면 곧바로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채무자는 자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회복되었음을 기화로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였는바, 이러한 부동산 처분행위는 무권리자의 처분행위로서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 명의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 또한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상회복청구권을 갖고 있는 원고가 형식적으로 피고 명의로 마쳐진 원인 무효의 등기를 말소할 수 없다고 한다면, 채무자에 대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결과는 무용의 절차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해행위 취소에 따라 권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던 원고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결과라고 할 것입니다.

대상판결은 그 구체적인 말소등기청구 권원이 무엇인지 판단하지 않은 채 원고의 말소등기청구권을 인정하였는데, 추측컨대, 원고의 말소등기청구권의 실체적인 권원을 사해행위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청구권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대상판결은 채권자취소소송의 특수성, 소송경제 등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하고 나아가 채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간명한 방법을 확인하였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 조정익 변호사


/ 자료제공 : 법무법인(유) 율촌 http://www.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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