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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조인들도 스마트폰·IT기기 사용에 익숙해져야'
출처 법률신문      등록일 2017.03.02

신임법원장에 듣는다 강민구 법원도서관장


"'아날로그 내공'이 있어야 'IT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IT 실력은 사상누각일 뿐입니다. 이런 내공을 키우기 위해선 독서, 글짓기, 명상, 고수에게 묻고 배우기라는 네가지 방법을 통해 생각 근육을 키워야합니다."

사법부내 최고의 'IT전문가'로 불리는 강민구(59·사법연수원 14기) 법원도서관장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의외의 답을 내놨다. AI가 기존 인간의 영역을 상당부분 대체하는 상황이 오게 되더라도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아날로그적 감수성은 AI가 따라오기 힘든 만큼 이 부분을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법정보화전략위원장도 맡아

지난달 9일 법원도서관장으로 부임한 그는 이달 출범하는 사법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법부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지난 27일 강 관장을 서초동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새로운 시대 사법부 정보화와 법원도서관의 역할과 과제 등을 들었다.

강 관장은 먼저 판결문 공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판결문 공개에 관해 사법정책연구원에서 깊이 검토했고, 이에 기초해 현재 법원행정처에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그 결과가 나오면 법원도서관은 일선법원과 함께 실행부서로서 집행을 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표명했다. "적어도 민감한 프라이버시가 공개되는 가사사건 중 일부 사건과 형사사건 중 일부를 제외하면 판결문에 당사자 주소 등은 익명처리 하더라도 실명을 사용할 수 있게 법률에 예외조항을 두면 좋겠습니다. 판결 이유에 나오는 여러 이름과 상호를 지금처럼 소외 1, 소외 2, ㅁㅁㅁㅁ, ㅇㅇㅇ 등의 방식으로 익명화하면 판결의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는 올해 첫번째 과제로 '판결문 작성하는 시간 단축하기'를 꼽았다. "일선 법관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중 판결문 작성업무가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판결 이유를 대폭 간이화하고, 개인정보가 아닌 이유 부분은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작성하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기술로도 말로 타자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표준어를 구사하면 99%수준으로 타이핑이 자동 처리됩니다. 그외 여러 전산적 방법을 연구해 업무경감을 꾀해 볼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널리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습니다."

재판기록 등 자료정리에 철저

강 관장은 자료 정리에 철저하다. 핸드폰 주소록에서부터 재판기록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 목차별로 정리한다. 스마트폰의 기능이 발달하면서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 정보를 무작정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다듬고 줄을 세워 120% 활용한다. "스마트폰 연락처 전화번호는 엑설의 csv(쉼표를 기준으로 항목을 구분해 저장한 데이터) 파일을 구글 지메일 주소록에 가져오기 기능을 이용해 수백명의 번호를 단 5초 이내에 업로딩하고 폰에서 동기화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온라인에서 '구글 주소록 엑셀 동기화'로 검색하면 누구나 배울 수 있습니다. 기관장 일정도 간부진과 비서진이 모두 공유하도록 하는 한편 단체카톡방을 적절한 규칙을 서로 약속해 전자족쇄가 되지 않도록 선용하면 사법행정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 관장이 직원들과 함께 사용하는 단체카톡방에는 운영 원칙이 있다. "'기관장은 업무시간에만 글을 적는다', '조직 구성원은 365일, 24시간 마음대로 기관장이나 간부진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질문에 대한 즉답의무는 구성원 사이에 없다', '급한 용무는 전화나 대면보고로 하고 단톡방은 일상적인 용무만 적는다', '단톡방 운영으로 회의의 90%를 줄인다', '기밀사항이나 대외비적인 사항은 단톡방을 사용하지 않는다'와 같은 원칙을 정해뒀습니다. 이렇게 운영하면 각 단위 부서별로 심리적·물리적 칸막이가 제거될 수 있죠."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법원 안팎에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 1월 부산지법 청사에서 법무사들을 대상으로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한 강연 동영상은 27일 현재 조회수가 78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시대의 급격한 변화 양상과 급변하는 미래 예측을 위한 통찰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IT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강연한 내용이다.

강 관장은 "현실적인 여러 팁(Tip)이나 방책이 소개된 것이 동영상이 인기 있는 이유라고 생각된다"며 "취미로 갈고 닦은 IT 연관 지혜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작지만 의미있는 그 무엇을 되돌려 드릴 수 있는 것도 참으로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연 동영상 조회 78만건 돌파

강 관장은 다른 법조인들도 스마트폰과 IT기기를 사용하는데 보다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AI의 발달이 법조계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한 공포감을 극복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법률전문가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려면 반드시 선행학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앞으로 쓰나미와 같은 충격이 법조계에 다가올 것입니다. 인공지능시스템이 자료 검색, 정리, 번역 등을 도아주면 법조인은 고급 판단 영역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으로 업무패턴이 변화됩니다. 스마트폰을 제2의 핵심 두뇌로 활용해야 하고,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 9배 심리적 저항이 수반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개혁과 혁신 동참 없이는 법조인의 미래는 없습니다."

그는 법조인들을 위해 유용한 앱도 추천했다. "'에버노트'는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그대로 타이핑을 해줍니다. 상해 등 중국 일부 법원에는 속기사가 없습니다. 모두 기계가 대신하고 있죠. 속기사는 오탈자만 잡아주는 수준입니다. '오피스렌즈'는 종이 문서를 사진으로 찍으면 한글 텍스트로 변환해주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구글 번역기'는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더욱 도움이 됩니다. 번역기가 틀린 부분만 고치면 되니까요."

신지민 기자 shinji@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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