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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독자위원회] “재판의 신속성 만큼 재판의 공정성에도 관심 기울여야”

법률신문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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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매체보다 더 깊고 제대로 된 분석 기대
‘AI 챗봇’ 기사 돋보여... 쟁점·인터뷰도 좋아
‘재판 지연’ 문제 꾸준히 다뤄 특히 만족

<사진=백성현 기자>

법률신문 ‘함께 만드는 독자위원회’(위원장 고승철) 다섯 번째 회의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빌딩 14층 법률신문사에서 열렸다.
위원들은 올해 1분기 발행된 △전공의 집단 사직 4가지 법적 쟁점 △법원장 재판부 도입 효과 등 법률신문 주요 기획 기사에 대해 견해와 의견을 나누고 바라는 점도 제시했다.

조정희(49·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는 “전공의 집단사직에 대해 다룬 2월 26일 자 기사는 단순히 최근 정부-의사 갈등 현상에 대한 설명을 넘어 법적 쟁점을 담아내고 있다”며 “이런 게 법률신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3월 25일 자 ‘AI 챗봇 출시’ 기사도 사실 보도 외에 법률 쟁점, 담당자 인터뷰가 실려 좋았다”며 “리걸테크는 해외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추가 취재하면 앞으로 다양한 쟁점이 나올 수 있는 좋은 주제”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지방에 변호사가 없다’는 3월 18일 자 기사는 20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현상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원인에 대한 분석이 빠져 아쉽다”며 “법률신문이라면 다른 매체보다 훨씬 깊이 있고 제대로 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윤상원(29·12회) 대구고검 법무관은 “3월 14일 자 ‘대형 로펌에서 리걸테크로 옮기는 변호사들’ 기사가 인상적이었다”며 “로스쿨 12기가 입학할 때만 해도 리걸테크에 간다고 하면 엄청난 도전처럼 받아들여지곤 했는데, 법률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보도함으로써 리걸테크가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라는 이미지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법조 시장의 지평은 더 넓어져야 하므로 리걸테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법조인의 소식을 많이 보도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은 로스쿨 기사에서 학벌주의를 강화하는 뉘앙스를 조심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더 이상 스카이 로스쿨을 나와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 10명 중 7명이 스카이’, ‘신임 검사 37.7%가 스카이’와 같은 제목은 오히려 학벌주의를 공고히 하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주희(42·변호사시험 3회) 대구지법 판사는 재판의 신속성만큼 재판의 공정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문을 보며 특히 좋았던 점은 재판 지연 관련된 기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부분”이라며 “법원에 대한 법률신문의 포커스는 크게 봤을 때 사법 신뢰이고 세부적으로는 ‘신속한 재판’, ‘투명하고 공개된 재판’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주제가 ‘재판의 공정성’인 만큼 공정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 다룬다면 향후 법원의 정책 결정 과정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판사는 “소송지휘권은 자칫 재판 진행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여 다루기 조심스러운 주제이긴 하지만 법원에만 맡겨놔서는 좋은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며 “AI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재판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사법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좋은 아이디어와 각계 목소리를 잘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자연(49)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방에는 변호사가 없고, 대형 로펌은 스카이 출신만 뽑는다고 기사가 나왔는데, 그렇다면 지방 로스쿨 졸업생은 어디로 진출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졌다”며 “실제 지방 로스쿨 졸업생을 인터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큐레이터 출신 변호사 인터뷰가 실렸는데, 다양한 배경을 가진 법조인을 볼 때마다 로스쿨 취지에 부합하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든다”며 “다양한 사례가 계속 소개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종규(54) 정언합동법무사 사무소 대표법무사는 “지방에 변호사가 없다는 기사를 봤을 때 서울 집중 현상보다 오히려 무변촌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사분들이 생각났다”며 “지역 법조에 대해 다룰 때 변호사가 없는 지역에서 수고하고 있는 법무사들의 모습도 기사로 함께 다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승철(70) 위원장은 기업 법무팀 특집 기사와 경찰로의 외연 확장 등을 주문했다. 고 위원장은 “법조 인력이 증가하면서 기업 법무팀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다뤄주었으면 좋겠다”며 “회계법인 등에도 변호사가 많이 근무하는데 그들의 역할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수사 실무에서 어디보다도 법률과 연관이 큰 조직”이라며 “경찰의 수사나 관련 쟁점, 동향 등을 다루면 법률신문이 외연을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명 기자